2025년 5월 16일 오후 6시 30분, 이화여자대학교 ECC관에서 “문제에서 해법으로: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생태계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습니다. 공적인사적모임과 국제개발협력학회 생태계 특별위원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으로 100여 명이 참여해 현장의 열기를 더했습니다.

행사는 생태계 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공적인사적모임의 오의석 대표의 설문조사 결과 발표로 시작되어, 현장 종사자들이 지목한 핵심 문제인 고용 불안정, 커리어 경로 부재, 조직문화 문제를 구조화하고, ‘사다리에서 그물망으로’라는 일자리 생태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제안하는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이후 KODAC의 이지윤 컨설턴트는 주니어 실무자로서의 체감 경험을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구조 없이는 인재가 남을 수 없다는 현실을 짚었습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바라본 해법을 제시했습니다.

한종택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글로벌협력센터 선임전문원은 ‘국제개발협력’이 표준직업분류상 독립된 직업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공식 통계 및 고용 정책 설계에서의 배제가 생태계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직업 분류 개정과 전담 고용정책 조직의 필요성을 제안했습니다.

월드쉐어의 이병희 팀장은 현장에서 부당 해고를 겪고 노동조합을 설립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개발협력 종사자 역시 헌법상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단체협약을 통해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이뤄낸 사례를 공유하며, 공익을 내세우는 조직일수록 노동권 보장이 더욱 엄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팀앤팀 김현석 팀장은 실무자 입장에서 커리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성장 경로, 정당한 보상, 심리적 안전망의 부재가 실무자를 쉽게 소모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진입 장벽 완화, 전문가와의 협업 구조 마련, 정규직 채용 중심의 정책 전환 등을 제안했습니다.

메콩 이코노믹스(Mekong Economics)의 이예지 박사는 다양한 국제조직 경험을 바탕으로, 포용성과 유연성을 갖춘 ‘그물망 경력 생태계’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그는 성과 중심 계약, 포트폴리오 기반 평가, 자격 제도의 공인화, 행정 간소화 등을 제안하며, 다양한 경력 경로가 존중받는 구조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좌장인 공사모 이은샘 상임이사는 각 발제자와 패널들의 관점을 유기적으로 엮으며, 실천 가능한 변화의 조건을 짚어냈고, 이번 토론회가 단지 문제를 나열하는 자리를 넘어서 ‘문제를 말할 수 있는 안전한 공론장’을 만드는 첫 시도였음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종사자들이 직접 문제를 구조화하고 해법을 제시한 실천적 공론장이자, 향후 정책 제안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연대의 출발점으로서 의미를 가졌습니다. 공적인사적모임과 생태계 특별위원회는 앞으로도 국제개발협력 일자리 생태계를 보다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후속 논의와 실천을 이어갈 예정입니다.